신기한 동물사전, 하늘을 나는 뱀이 있다?
본문
뱀이라고 하면 대개
땅 위를 유연하게 기어 다니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죠.
그런데 믿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하늘을 나는 뱀’이 존재합니다.
바로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에 서식하는
"플라잉 스네이크" (학명: Chrysopelea)


<출처: 위키디피아>
속에 속한 뱀들이 그 주인공이에요.
이 뱀은 이름 그대로 진짜로 하늘을 날지는 않지만,
나무에서 나무로 글라이딩(활공)을 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여서
‘플라잉 스네이크’라는 이름이 붙었죠.
그렇다면 어떻게 날개도 없는 뱀이 공중을 날 수 있는 걸까요?
플라잉 스네이크는
나뭇가지 끝에 몸을 말아 지렛대처럼 튕겨 올린 뒤,
몸 전체를 납작하게 펴서 윙 형태로 만듭니다.
일반적인 뱀과 달리,
이들은 갈비뼈를 옆으로 넓히며 몸을 납작하게 만들 수 있어요.
이 납작한 몸이 일종의 활공용 ‘익면(wing surface)’ 역할을 하며,
공기 저항을 이용해 수평 거리로 최대 10~20미터 이상 날아갈 수 있죠.
재미있는 건 이 뱀이 단순히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날아가는 동안 몸을
S자 형태로 좌우로 흔들며 방향을 조절한다는 점이에요.
과학자들은 이 움직임이
뱀의 비행 경로를 안정시키고,
보다 먼 거리로 이동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공대의 생체역학 연구진은
고속 카메라와 3D 모델링을 통해
플라잉 스네이크의 활공 메커니즘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뱀은 단순한 낙하가 아닌, 스스로 비행 경로를 설계하듯이 제어하는 능력이 있다고 해요.
척추동물 중 이렇게 활공을 하는 종은 드물기 때문에,
플라잉 스네이크는 비행 진화의 또 다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죠.
무서운 독이 있는 뱀이
하늘을 날아다닌다면 무척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다행히도 플라잉 스네이크는
인간에게 거의 무해한 독성을 지닌 종들이 대부분입니다.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 Tim Laman>
게다가 사람을 피하는 성향이 강해서 실제로 마주칠 일도 드물죠.
이처럼 플라잉 스네이크는
공포의 상징으로만 여겨지던 뱀에 대해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을 바꿔주는 동물이기도 합니다.
기묘하지만 매력적인, 자연의 진화가 빚어낸 하나의 경이로움이죠.
다음에 숲속을 걷다가
나뭇가지 위에서 뭔가 휙 날아오르는 걸 본다면,
잠깐 멈춰서 다시 한 번 잘 보세요.
어쩌면 뱀이 날고 있는 걸 목격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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