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vs연의 논쟁은 얼마나 오래됐을까?
본문
처음 삼국지에 흥미가 생기고
삼국지 읽는 재미를 살살 느낄 때 쯤에
갑자기 튀어나와 뉴비들을 당황시키는 한 녀석이 있다.
바로 정사라는 녀석.
고인물들에겐 정사와 연의 비교는 아주 재밌는 콘텐츠겠지만,
뉴비들이 처음 정사를 마주했을 땐
내게서 낭만을 뺏어가고 흥을 팍! 식게하는 짜증나는 녀석일 때가 많다.
그 덕에 삼국지 팬덤 내에서도
“그거 정사 아님! vs 연의얘기하는 중인데 왜 자꾸 정사 가져 오냐고!”
하며 티격태격하는걸 흔하게 볼 수 있는데,
이런 식의 논쟁은 언제부터 있었을까?
조선왕조실록에 한 기록이 있다.
선조 때 경연을 하는데 기대승이 나와선,
"전에 전하께서 말씀하시길,
장비가 고함질러서 적군을 달아나게 한 사건이 연의엔 있고 정사에는 없다고 하셔가지구요.
그래서 제가 알아봤거든요?
삼국지연의 이거 아주 쓰레깁니다~ 존나 괴상해요~
이런 책들은 거르고 정사를 필수로 읽게 해야 됩니다!
정주(성리학)가 흔들리고 있어요!"
하고 급발진 염려를 하자,
윤근수가 나와 “그건 좀…”하며 말리는 일화가 있다.

물론 이건 학습에 초점을 맞춘 토론이라
지금처럼 교양으로 읽는 상황과 딱 맞아 떨어지진 않지만,
연의가 처음 유행을 타던 시절부터 이미
“그거 정사랑 다름! 조심해야 함!”을 시전하는 사람은
확실하게 계속 있어왔던 것 같다 ㅋㅋㅋ
아마 이런 사람들이 꽤 있었으니
연의에서도 너무 뻥같은건 슬슬 빠졌던 것 아닐까 싶다.
여담이지만,
저 때 선조가 장판파 사건의 정확히 어느 부분을 두고
정사에 없다고 했는진 모르겠으나,
장비가 장판파에서 고함으로 조조군을 쫓아낸 사실은
정사에 분명히 있기는 하다.
유표가 죽고 조조[曹公]가 형주로 들어오자 유비[先主]는 장강의 남쪽으로 달아났다.
조조가 하루 낮, 하루 밤을 추격하여 당양(當陽)현 장판(長阪)에 이르렀다.
유비는 조조가 갑작스럽게 도착했다는 말을 듣곤 처자식을 버린 채 달아났고, 장비로 하여금 20기(騎)를 이끌고 뒤를 막도록 했다.
장비는 강을 지키고 서서[據水] 다리를 끊은 채, 눈을 부릅뜨고는 모(矛)를 비껴 잡으며 외쳤다.
“내가 장익덕이다. 앞으로 나와 생사를 가름하자!”
감히 접근하는 적군이 아무도 없었고 이 때문에 마침내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다.
- < 삼국지 촉서 > 장비전 -
당연히 연의에서처럼 막 하후걸이 장비의 고함소리에 놀라서
죽어버린다던가 하는 그런 묘사는 정사에 없지만,
장비가 패기로 조조군의 선봉을 격퇴했던 건 확실해 보인다.
장비의 웅장위맹(雄壯威猛)은 관우에 버금갔으므로
위(魏)의 모신(謀臣) 정욱 등이 모두 관우와 장비를 칭하길 만인지적(萬人之敵)이라 했다.
- < 삼국지 촉서 > 장비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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